
은평구 벽수산 자락, 낯선 철문이 지닌 군사 유산의 흔적서울 은평구와 경기 고양시의 경계에 자리한 벽수산은, 도심에서 멀지 않지만 의외로 조용하고 사람의 발길이 뜸한 뒷산 중 하나입니다. 이 산을 따라 걷다 보면, 다른 산들과는 확연히 다른 풍경이 눈에 들어옵니다. 녹슨 철문, 콘크리트 구조물, 잡풀 속에 숨은 울타리 등 일상적인 등산로에서는 보기 어려운 흔적들입니다. 겉보기에는 오래된 창고 같지만, 이곳은 한때 군사적으로 철저히 통제되었던 구 벽수산 탄약고 터입니다. 지도상에도 표기되지 않았던 이 시설은, 한국전쟁 이후 냉전기의 긴장 속에서 서울을 방어하기 위한 전략적 군사시설 중 하나였습니다. 오랫동안 비공개 지역으로 남아 있었던 탓에, 주민들에게조차 존재 이유와 역할이 제대로 알려지지 않았던 이곳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