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07/10 3

홍지문과 탕춘대 성벽, 북악산 기슭의 조선 방어 전략

북악산 기슭, 조선의 방어 축선이 살아 숨 쉬는 곳서울 성북구와 종로구의 경계에 해당하는 북악산 기슭은 조선 시대 한양의 북쪽 경계를 이루던 중요한 방어선이었습니다. 많은 분들이 북악산을 등산지로만 알고 있지만, 이 일대는 한양도성의 중요한 구간이자 군사 방어 전략의 핵심이었던 곳입니다. 특히 홍지문과 탕춘대 성벽이 자리한 이 지역은 한양 도성 방어 시스템이 어떻게 구성되었는지를 여실히 보여주는 장소입니다.홍지문은 조선 후기에 축조된 도성의 문으로, 북악산을 넘어가는 주요 통로 중 하나에 설치된 소규모 관문입니다. 이 문을 통과하면 곧장 탕춘대 성벽으로 이어지며, 도성의 외곽 방어선과 자연 지형을 결합한 방어 전략이 펼쳐지는 것을 직접 확인할 수 있습니다.이 일대는 조선 초기부터 자연지형을 활용해 방어 ..

신당동 철도박물관 자락, 서울 산업화의 흔적이 된 장소

신당동 철도박물관 자락, 왜 주목해야 하는가서울 중구 신당동은 흔히 떡볶이 타운이나 재개발지구로 알려져 있지만, 이 지역이 지닌 깊은 역사와 공간의 층위를 들여다보면 단순한 상업지 이상의 의미를 발견할 수 있습니다. 특히 신당역과 동대문역사문화공원역 사이, 즉 현재 신당동 철도박물관 자락으로 알려진 구간은 일제강점기부터 서울의 철도 교통 및 물류 허브 역할을 해온 상징적인 장소입니다.현재는 그 흔적이 거의 사라졌지만, 이 일대는 한때 철도차량의 보수·정비와 철도 인력의 배치, 승객 수송을 위한 거점으로 기능했던 곳이었습니다. 오늘날 철도박물관 일부 유물이나 구조물만이 남아 과거를 증언하고 있지만, 이곳은 서울이 산업도시로 발전하는 데 있어 결정적인 기능을 수행한 장소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는 이 자락..

정동극장 옆 골목, 외교와 문화가 교차한 공간의 기억

근대 서울의 첫 외교지구, 정동의 시작점서울 중구 정동 일대는 근대 서울의 외교·문화 중심지로 알려진 지역입니다. 경복궁에서 덕수궁으로 이어지는 궁궐 축선에서 살짝 벗어난 이 정동은 조선 말기부터 외세와의 접촉이 본격화되면서 외국 공사관, 선교사 주택, 신문사, 학교, 병원 등이 밀집한 구역으로 발전했습니다.그 중심에는 오늘날에도 여전히 자리를 지키고 있는 정동극장이 있습니다. 하지만 많은 사람들이 정동극장만 기억하고, 그 옆 골목이 담고 있는 역사적 의미는 잘 알지 못합니다. 정동극장 옆 골목, 그러니까 지금의 배재학당역사박물관과 구 러시아 공사관터로 이어지는 작은 길목은 조선이 근대 문명과 처음으로 조우했던 결정적인 현장입니다.이 골목은 단순한 뒷길이 아닙니다. 조선 말기 외국 사절단이 덕수궁을 방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