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원동 악기골목, 음악과 저항이 공존하던 도시의 또 다른 지하실
단순한 악기상가가 아닌 문화적 교차점서울 종로구 낙원동에 위치한 ‘낙원상가’는 흔히 악기 상가의 집결지로 알려져 있습니다. 오늘날에도 이곳을 찾으면 건반, 기타, 관악기, 전통악기까지 모든 악기를 만나볼 수 있으며, 음악을 배우는 이들에게는 서울에서 빠질 수 없는 장소입니다. 하지만 이 공간은 단지 악기를 사고파는 시장의 기능에 머무르지 않습니다.1969년 준공된 낙원상가는 그 자체로 문화 공간의 실험장이자, 예술과 저항이 교차하던 장소였습니다. 지하에는 연습실과 작업실이 밀집했고, 상가 외부에는 작곡가, 연주자, 제작자, 심지어 당시의 저항적 젊은 예술가들까지 드나들었습니다. 더 거슬러 올라가면, 이 지역은 일제강점기부터 전통음악과 서양음악이 혼재하던 ‘문화의 충돌지대’였습니다.지금은 상가로서만 기억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