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글은 ‘베이킹 인포랩’ 시리즈 중 하나입니다.
재료 하나가 결과 전체를 바꾸는 제과·제빵에서, 작은 차이를 실험적 시선으로 분석하고 구조적으로 설명하는 정보 콘텐츠입니다.
"버터 대신 마가린 써도 돼요?"라는 질문의 진짜 답
홈베이킹을 처음 시작하는 사람들이 가장 자주 묻는 질문 중 하나는 “버터 대신 마가린 써도 되나요?”라는 말입니다. 두 재료는 모양도 비슷하고 슈퍼에서도 같은 위치에 진열돼 있어, 대체 가능한 재료처럼 느껴지곤 합니다. 인터넷 레시피에서도 마가린을 대신 써도 된다는 말이 심심치 않게 등장하죠. 하지만 ‘베이킹 인포랩’은 이 질문을 단순히 대체 가능성으로 보지 않습니다. 우리는 그 차이를 정확히 이해하고, 어떤 결과가 달라지는지를 분석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이번 글에서는 버터와 마가린이 반죽에 어떤 물리적, 화학적 차이를 만들어내는지 설명하고, 이 차이를 실전에서 어떻게 활용할 수 있을지를 풀어보겠습니다.
성분 차이부터 완전히 다른 두 재료
버터는 동물성 지방으로 우유에서 추출되어 만들어지며, 약 80~82%의 지방과 함께 수분, 유당, 유단백질 등 우유 고형분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이 고형분이 풍미와 구움색에 영향을 주며, 버터 특유의 고소한 향을 형성하는 역할을 합니다. 반면 마가린은 식물성 기름을 기반으로 경화 처리하거나 유화제를 섞어 만든 가공 지방입니다. 수분 함량은 상대적으로 낮고, 유제품 고형분이 거의 없어 구조적으로 전혀 다른 성분 구성을 가지고 있습니다. 또한 마가린은 제조 과정에서 첨가되는 인공 향료와 색소, 유화제의 종류에 따라 향과 맛이 제품마다 크게 달라질 수 있습니다. 이런 성분의 차이는 반죽에 들어갔을 때 미세하지만 결정적인 결과 차이를 만들어냅니다.
반죽에서 작동하는 방식의 실제 차이
버터는 수분을 포함하고 있어 반죽이 부드러워지고, 열을 받을 때 그 수분이 수증기로 바뀌며 반죽 내 공간을 만들어내는 역할을 합니다. 이 과정은 결 구조를 부드럽게 만들고 촉촉한 식감을 유도하는 데 기여합니다. 또한 크림화 과정에서 공기포집이 잘 되기 때문에, 부피도 충분히 나오고 전체적인 반죽의 유화 상태가 안정적으로 유지됩니다. 반면 마가린은 유화제 덕분에 쉽게 풀리긴 하지만 공기포집이 상대적으로 덜 되고, 반죽이 무겁고 거칠어질 수 있습니다. 수분이 거의 없기 때문에 반죽 자체가 단단하거나 퍼짐이 덜하거나, 때로는 불균형하게 퍼지기도 합니다. 동일한 크림화를 했다고 해도, 재료의 성질에 따라 휘핑 상태와 반죽 감도가 전혀 다르게 나타납니다.
굽고 난 후, 쿠키와 케이크의 결과 차이
버터로 만든 쿠키는 퍼짐이 일정하고 표면이 매끄러우며 풍미가 진하고 구움색이 고르게 나타납니다. 반면 마가린을 사용하면 퍼짐이 지나치거나 부족하게 나타날 수 있고, 표면은 울퉁불퉁하거나 색이 연하며 인공 향이 올라오는 경우도 있습니다. 케이크류에서도 차이는 명확합니다. 파운드케이크나 머핀을 버터로 만들면 결이 곱고 촉촉하지만, 마가린을 쓰면 결이 퍽퍽하거나 거친 느낌이 날 수 있습니다. 크림류는 버터를 쓰면 단단하고 형태가 잘 유지되는 반면, 마가린은 잘 풀리긴 해도 번짐이 심하거나 형태 유지가 어렵습니다. 이런 결과는 단순히 취향의 차이가 아니라 재료의 성분과 작용 방식 차이에서 비롯된 구조적인 차이입니다.
세 가지 조합 비교
‘베이킹 인포랩’은 단순한 이론을 넘어 직접적인 실험을 제안합니다.
동일한 쿠키 레시피를 기준으로 ① 버터 100%, ② 마가린 100%, ③ 버터와 마가린을 50:50으로 혼합한 세 가지 반죽을 만들어보세요. 각각의 반죽을 똑같은 시간과 온도에서 구워보면, 결과는 매우 뚜렷하게 달라집니다. 버터 100%를 사용한 쿠키는 모양이 일정하고 풍미가 깊으며, 식감은 바삭하면서도 고소합니다. 마가린 100%는 퍼짐이 예측 불가하고 향이 약하거나 인공적이며, 식감은 다소 뻣뻣하거나 퍽퍽하게 느껴집니다. 버터와 마가린을 반반 섞은 경우는 퍼짐과 향, 식감 모두 중간 정도로 조정되지만, 버터 단독보다는 맛의 깊이나 질감에서 아쉬움이 남을 수 있습니다. 이 실험은 자신의 베이킹 목적에 맞는 재료를 스스로 선택할 수 있는 기준을 형성하는 데 큰 도움이 됩니다.
영양과 실용성 측면에서의 선택 기준
버터는 동물성 지방이기 때문에 포화지방과 콜레스테롤이 포함되어 있고, 냉장 보관이 필요하며 실온에서는 쉽게 녹아 조리 시간과 작업 환경에 민감하게 반응합니다. 반면 마가린은 식물성 기반으로 실온에서도 형태가 유지되고, 유통기한이 길며 대량 생산용으로 많이 사용됩니다. 그러나 경화유가 포함된 마가린에는 트랜스지방이 존재할 수 있으며, 맛이나 향 측면에서는 버터보다 자연스러움이 떨어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베이킹 목적이 고급 디저트를 위한 것이냐, 상업적인 양산 목적이냐에 따라 선택 기준은 완전히 달라질 수 있습니다. 풍미와 품질이 중요하다면 버터, 보관성과 비용 효율성이 우선이라면 마가린이 선택될 수 있습니다.
이해하고 선택하는 베이킹이 진짜 실력입니다
버터와 마가린은 단순한 ‘대체 가능한 재료’가 아닙니다.
같은 양을 사용해도 결과는 전혀 다르고, 그 차이는 성분과 물리적 특성에서 기인합니다.
‘베이킹 인포랩’은 이처럼 표면적으로는 유사해 보이지만 실제 작용 방식이 다른 재료를 구별하고, 그 차이를 이해함으로써 실패 없는 베이킹을 설계할 수 있도록 돕고자 합니다.
앞으로 쿠키나 케이크, 크림을 만들 때 단순히 “있으니까 쓰는 재료”가 아니라, “이 재료가 왜 필요한지”를 고민하고 선택하는 베이커가 되기를 바랍니다.
그 한 번의 선택이 결과의 완성도를 결정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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