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킹 인포랩

베이킹파우더와 베이킹소다, 어떤 차이가 있을까?

pokhari 2025. 6. 26. 19:34

이 글은 ‘베이킹 인포랩’ 시리즈 다섯 번째 편입니다.
이번 글에서는 우리가 자주 사용하는 팽창제, 즉 베이킹파우더와 베이킹소다가 반죽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 각각의 작용 원리는 어떻게 다르고, 실제 베이킹 결과는 어떻게 달라지는지를 실험적으로 분석해 드리겠습니다.

 

베이킹파우더와 베이킹소다, 이름만 비슷할 뿐 전혀 다릅니다

베이킹을 시작하신 분들이라면 한 번쯤 “베이킹파우더랑 베이킹소다, 뭐가 다른 건가요?”라는 궁금증을 가지셨을 겁니다. 이름은 비슷해도 두 재료는 구성 성분도, 작용 방식도, 반죽에 미치는 영향도 완전히 다릅니다.

베이킹소다는 알칼리성 단일 성분(주로 탄산수소나트륨)이고, 베이킹파우더는 산성제와 완충제를 포함한 복합 성분입니다.
베이킹소다는 산성과 만나야 반응을 시작해 이산화탄소를 발생시키며 반죽을 부풀게 합니다. 그래서 요거트, 꿀, 흑설탕, 레몬즙, 초콜릿처럼 산성 성분이 포함된 레시피에 사용해야 효과를 발휘합니다. 반면 베이킹파우더는 그 안에 이미 산성제가 들어 있어 별도의 산성 성분 없이도 반응이 일어납니다.

이처럼 두 팽창제는 겉으로 보기엔 비슷해 보여도, 실전에서는 사용법이 완전히 다르다는 점을 반드시 알아두셔야 합니다.

 

베이킹파우더와 베이킹소다가 반죽에 미치는 영향

 

반죽 안에서의 반응 시점이 다릅니다

베이킹소다는 반죽에 들어간 순간, 산성과 만나면서 바로 반응이 시작됩니다. 이산화탄소가 빠르게 발생하는 특성상, 오븐에 들어가기 전에도 가스가 날아가 버릴 수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소다를 사용할 때는 반죽을 빠르게 완성해 오븐에 넣는 것이 중요합니다.

반면 베이킹파우더는 대부분 ‘더블 액팅(double acting)’이라는 특성을 가집니다.
즉, 첫 번째 반응은 반죽할 때, 두 번째 반응은 오븐에서 열을 받을 때 발생합니다. 이 덕분에 베이킹파우더는 시간이 지나도 안정적으로 부풀 수 있으며, 결과적으로 구조가 탄탄하게 유지됩니다.

이러한 차이는 굽는 시점과 반죽 준비 시간에 따라 결과물이 달라지게 만든다는 점에서, 매우 중요한 포인트입니다.

 

팽창제만 바꿔도 결과가 완전히 달라집니다

‘베이킹 인포랩’에서는 동일한 쿠키 반죽 레시피를 기준으로 세 가지 실험을 진행했습니다.
① 베이킹소다만 사용한 반죽, ② 베이킹파우더만 사용한 반죽, ③ 두 가지를 혼합한 반죽으로 비교해 보았습니다.

먼저, 베이킹소다만 사용한 쿠키는 색이 더 진하고, 퍼짐이 크며, 살짝 쓴맛이 느껴졌습니다. 소다의 알칼리성이 반죽을 빠르게 이완시키고 갈색화 반응을 촉진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팽창 반응이 빨라서 굽는 중간에 가스가 빠져나가 중심이 주저앉는 경우도 있었습니다.

다음으로 베이킹파우더만 사용한 쿠키는 모양이 일정하고, 구조가 안정적이며, 맛이 깔끔했습니다. 색상은 소다보다 옅었지만, 표면은 더 부드럽고 크랙도 적었습니다. 이는 오븐 속에서도 반응이 지속되며 가스를 천천히 내보냈기 때문입니다.

마지막으로 두 팽창제를 함께 썼을 때는 반죽이 과도하게 부풀며 중심이 들뜨거나 갈라지는 현상이 나타났습니다.
이로 인해 혼합 사용은 섬세한 비율 조절이 동반되어야 하며, 그렇지 않으면 오히려 실패 확률이 높아질 수 있다는 것을 확인했습니다.

 

맛과 향에도 미묘한 차이를 만듭니다

베이킹소다는 산성과 반응하며 이산화탄소와 함께 나트륨을 남깁니다.
이 때문에 잘못 사용하면 약간의 쓴맛, 또는 비누 맛 같은 뒷맛이 남을 수 있습니다. 특히 소다를 과량으로 사용하면 그 쓴맛이 제품 전체를 망칠 수 있으니, 정확한 계량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반대로 베이킹파우더는 보통 중화된 성분을 포함하고 있어 맛에 영향을 거의 주지 않습니다.
재료 본연의 맛과 향을 유지하고 싶을 때 베이킹파우더를 선호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습니다. 다만 일부 제품에서는 인산염 특유의 향이 남을 수 있으므로, 브랜드 선택도 중요한 포인트입니다.

마들렌, 머핀, 스펀지케이크처럼 섬세한 풍미를 요구하는 제품에서는 이러한 팽창제의 맛 차이도 결과물의 퀄리티를 결정짓는 요인이 됩니다.

 

실전에서 어떤 반죽에 어떤 팽창제를 써야 할까요?

산성 재료가 포함된 레시피—예를 들어 바나나 브레드, 초콜릿 케이크, 흑설탕 쿠키 등—에는 베이킹소다가 적합합니다.
산성 재료와 함께 빠르게 반응해 이산화탄소를 만들어내기 때문에, 제대로 부풀고 색감도 풍부하게 나옵니다.

반면 산성 성분이 없는 반죽, 예를 들어 마들렌이나 기본 파운드케이크, 스펀지케이크 같은 제품에는 베이킹파우더를 사용하는 것이 훨씬 안정적입니다.
모양도 일정하고 맛도 깔끔하게 유지되기 때문이죠.

두 팽창제를 혼합할 경우는 특별한 의도가 있을 때만 추천드립니다.
예를 들어 바삭하면서도 폭신한 머핀을 만들고 싶다면 소량의 베이킹소다와 베이킹파우더를 함께 쓰는 방식도 유효합니다.
하지만 이 경우 반드시 레시피를 기반으로 비율을 정확히 맞춰야 하며, 소다의 양이 많아질 경우 쓴맛과 구조 붕괴 문제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팽창제는 단순한 부속 재료가 아닙니다

베이킹파우더와 베이킹소다는 단순히 ‘부풀리는 재료’가 아닙니다.
어떤 반응을 언제 일으키느냐, 맛에 어떤 영향을 주느냐, 구조를 어떻게 유지시키느냐에 따라 최종 제품의 모양, 색, 맛, 식감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핵심 재료입니다.

‘베이킹 인포랩’은 이번 실험을 통해 팽창제를 선택할 때도 반드시 반죽의 성격, 시간 흐름, 레시피 구조까지 고려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드리고자 했습니다.

이제부터는 “베이킹소다 1작은술”이라는 단순한 계량보다, 왜 이 팽창제가 필요하고, 어떻게 작용할지를 이해하고 선택하는 베이커가 되시길 바랍니다.

다음 편에서는 또 다른 핵심 재료를 중심으로 실패 없는 반죽을 설계하기 위한 실험과 분석을 이어갈 예정입니다.
오늘의 글이 여러분의 베이킹 감각을 ‘이해 중심’으로 전환하는 계기가 되었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