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킹 인포랩

마카롱 껍데기가 터지는 이유, 피에가 망가지는 구조적 원인

pokhari 2025. 6. 29. 20:13

이 글은 ‘베이킹 인포랩’ 시리즈 열여섯 번째 편입니다. 마카롱을 구웠는데 껍데기가 갈라지거나 피에가 흐물거리며 망가지는 경험, 해보신 적 있으신가요? 반죽과 레시피를 그대로 따라 해도 결과가 실패로 이어지는 이유는, 구조적으로 무너지는 작은 변수들이 작용하기 때문입니다. 이번 편에서는 그런 실패를 유발하는 조건을 실험을 통해 분석하고, 마카롱의 구조 안정성을 높이는 방법을 안내해드립니다.

 

마카롱 껍데기가 터지는 이유는 생각보다 복잡합니다

마카롱이 터지는 이유는 단순히 오븐 온도가 높아서도, 반죽이 덜 섞여서도 아닙니다. 실상은 그 모든 요소가 한 번에 작용하면서 작은 틈을 만들어내고, 이 작은 구조적 불균형이 오븐 안에서 압력으로 터짐을 유발하는 겁니다. 마카롱 반죽은 머랭과 아몬드 파우더, 슈가파우더의 균형이 정확히 맞아야 하며, 머랭 자체의 탄력이 너무 강하거나 약해도 그 균형은 무너지게 됩니다. 특히 마카로나주(반죽을 섞는 과정)에서 기포를 너무 많이 죽이면 표면은 부드럽지만 안은 비게 되고, 반대로 섞는 게 부족하면 기포가 살아 있어 윗면이 빠르게 부풀며 갈라지게 됩니다. 마카롱 표면은 얇은 막처럼 보이지만, 그 막 아래에서는 오븐 안의 열과 수증기 압력이 빠르게 작용하고 있기 때문에, 그 안의 공기 흐름이 고르지 않으면 특정 지점이 팽창하고 터지게 됩니다.

 

마카롱의 피에가 망가지는 이유

 

오븐 온도는 구조 유지에 결정적 역할을 합니다

‘베이킹 인포랩’에서는 같은 반죽으로 마카롱을 세 가지 온도로 구워 실험해보았습니다. 하나는 150도에서 굽기, 둘째는 160도, 셋째는 170도 조건입니다. 150도에서는 껍데기는 터지지 않았지만 피에 형성이 약했고, 겉면이 지나치게 말랑해졌습니다. 160도는 껍데기와 피에가 균형 있게 잘 형성되었고, 전체적으로 가장 이상적인 구조였습니다. 반면 170도에서는 구움 직후 껍데기가 팍팍 갈라지면서 표면이 들뜨고 피에는 옆으로 넓게 퍼졌습니다. 오븐 온도가 너무 높으면 표면이 먼저 익어 단단해지고, 그 아래에 남은 수분이 증기로 압력을 높이면서 껍질을 밀어올리는 구조가 형성됩니다. 결국 껍데기는 일정 이상의 탄력을 버티지 못하고 갈라지거나 들리게 되는 것이죠. 이처럼 오븐 온도는 마카롱의 구조 유지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며, 단 5도 차이로도 결과가 극적으로 달라질 수 있습니다.

 

피에가 생기지 않는 마카롱은 반죽 흐름이 잘못된 것입니다

마카롱에서 피에(pied)는 ‘발’처럼 껍데기 아래에서 형성되는 단단한 받침 구조를 말합니다. 피에는 단순히 잘 구워졌다는 결과 이상의 의미를 가지며, 반죽의 기포 구조와 휴지 과정이 정상적으로 작동했다는 지표이기도 합니다. 피에가 아예 생기지 않거나, 퍼지듯 넓게 확장되거나, 껍데기에서 분리되듯 삐죽하게 솟았다면 반죽의 흐름 자체에 문제가 있다는 뜻입니다. 특히 마카로나주를 너무 오래하거나 반죽을 과도하게 눌러 짜낼 경우 기포는 살아 있지만 내부 구조는 불안정해져 오븐 안에서 제대로 부풀지 않고 퍼져버립니다. 또한 반죽을 짠 후 휴지 시간을 충분히 두지 않으면 표면이 마르지 않아 굽는 동안 수분이 빠져나가지 못하고 피에 형성을 방해하게 됩니다. ‘베이킹 인포랩’에서 실험한 결과, 휴지를 30분 미만으로 둔 마카롱은 피에 형성이 들쭉날쭉했고, 반죽을 60분 이상 건조시킨 경우에만 안정적으로 피에가 올라왔습니다.

 

터짐의 핵심 변수 비교

이번 실험에서는 동일한 레시피로 머랭 단단함과 마카로나주 정도, 휴지 시간, 오븐 온도 네 가지 요소만 달리하여 마카롱을 구워 결과를 비교했습니다. 첫 번째는 단단한 머랭을 만들고 마카로나주를 최소화한 경우, 두 번째는 부드러운 머랭에 마카로나주를 과하게 한 경우, 세 번째는 마카로나주와 휴지를 정확히 조절한 표준 조건입니다. 첫 번째는 껍데기가 빠르게 부풀며 표면이 갈라졌고 피에는 들쭉날쭉하게 튀어나왔습니다. 두 번째는 표면은 매끄러웠지만 내부가 거의 비어 있었고, 굽는 동안 퍼지며 얇아졌습니다. 세 번째는 표면은 매끄럽고 피에도 일정하며 내부 조직도 균일했습니다. 이 실험은 하나의 조건만 잘못되어도 마카롱 전체 구조가 쉽게 무너진다는 사실을 보여줍니다. 터지는 마카롱은 단지 ‘온도가 높아서’ 혹은 ‘머랭이 약해서’ 생기는 문제가 아니라, 그 안의 구조 균형이 무너졌다는 신호입니다.

 

마카롱의 성공은 ‘압력 분산 구조’에 달려 있습니다

마카롱이 잘 부풀고 피에가 형성되며 껍데기가 유지되려면 내부에서 발생하는 열과 수분, 공기의 흐름이 조화를 이뤄야 합니다. 이 흐름이 단 한 군데라도 막히거나 치우치면 오븐 안의 열이 껍질을 밀어올리면서 갈라지게 됩니다. 마카롱은 단단함으로 버티는 제품이 아니라, 내부 구조가 스스로 균형을 잡는 방식으로 유지됩니다. 이를 위해서는 반죽 단계에서부터 기포 구조가 안정돼 있어야 하고, 표면 건조를 통해 얇은 막이 형성되어야 하며, 굽는 동안 오븐 안에서의 팽창이 고르게 일어나야 합니다. 마카롱이 터지는 건 단지 보기 흉한 결과가 아니라, 내부에서 압력이 균일하게 분산되지 못했기 때문이라는 점을 이해해야 합니다. 그리고 이 균형은 레시피에 적힌 수치보다도, 과정을 얼마나 정교하게 수행했는지에 따라 결정됩니다.

 

마카롱 껍데기가 예쁘게 유지되는 조건 요약

마카롱 껍데기가 터지지 않고 피에가 단단하게 형성되기 위해선 몇 가지 기본 조건이 반드시 지켜져야 합니다. 첫째, 머랭은 너무 단단하지도, 너무 부드럽지도 않게 올라와야 합니다. 둘째, 마카로나주는 리본 흐름이 느껴질 정도로만 섞어야 하며 과도한 공기 제거는 피해야 합니다. 셋째, 반죽을 짠 후에는 반드시 표면이 마를 때까지 충분한 휴지 시간이 필요합니다. 넷째, 오븐은 반드시 예열 후 일정한 온도로 유지되어야 하며 위아래 열의 편차가 적은 환경이 적합합니다. 마카롱은 기술적인 난이도와 감각적인 균형이 모두 필요한 품목이기 때문에, 성공을 위해서는 반복과 기록이 가장 중요합니다. 베이킹 인포랩이 제안하는 실험 기반 조리 흐름을 따라가다 보면, 껍데기가 매끄럽고 피에가 안정된 마카롱을 어느 순간부터 꾸준히 완성할 수 있게 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