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글은 ‘베이킹 인포랩’ 시리즈 스물한 번째 편입니다.
머핀을 구웠을 땐 예쁘게 부풀었는데, 오븐에서 꺼내 식히자마자 윗면이 푹 꺼지는 현상을 경험해보신 적 있으신가요? 반죽이 잘못됐나 싶기도 하고, 굽는 시간을 늘려야 하나 고민되기도 합니다. 실제로 머핀은 구움 직후보다 식힘 과정에서 모양이 달라지는 경우가 많고, 그 과정에는 반죽 구조와 온도, 머핀팬의 형태 등 다양한 변수가 작용합니다. 이번 글에서는 머핀 윗면이 무너지는 과정을 중심으로, 부풀었다가 찌그러지는 흐름의 원인을 분석해보고, 그 해결 흐름을 함께 보겠습니다.
겉은 익은 것 같아도 속이 무르다면 무너집니다
머핀은 전체적으로 반죽이 촘촘하고 밀도가 있는 편이라, 중심까지 완전히 익는 데 시간이 걸립니다. 구웠을 때 윗면은 잘 부풀고 단단하게 익은 것처럼 보여도, 실제로 중심은 아직 고정되지 않은 상태일 수 있습니다.
‘베이킹 인포랩’ 실험에서는 같은 반죽을 서로 다른 시간과 온도로 구워 비교했을 때, 외관상으론 큰 차이가 없었지만 식힘 후에 차이가 뚜렷하게 나타났습니다. 특히 170도에서 20분 구운 머핀은 구운 직후엔 형태가 유지되었지만, 식으면서 중심이 꺼졌고, 170도에서 25분 구운 머핀은 식은 후에도 형태를 유지했습니다. 내부가 충분히 익지 않으면 식으면서 기포가 꺼지고, 증발하지 못한 수분이 반죽을 눅눅하게 만들어 결국 중심을 무너뜨립니다. 겉만 보고 꺼내지 말고, 머핀 윗면을 살짝 눌렀을 때 탄력이 있는지, 꼬치를 찔러 반죽이 묻어나오는지 반드시 확인해야 식힘 중 무너짐을 줄일 수 있습니다.
반죽에 포함된 수분과 지방의 균형도 식힘 결과에 영향을 줍니다
머핀 반죽에 들어가는 수분량이 많으면, 구운 직후에는 촉촉하고 부드러운 느낌을 줄 수 있지만, 식으면서 수분이 빠지거나 아래로 가라앉으며 조직이 불안정해질 수 있습니다. 반대로 수분이 너무 적으면 부풀긴 해도 조직이 뻣뻣해지고, 윗면이 얇게 형성되어 식으면서 처질 수 있습니다.
내부 실험에서 우유의 양을 기준보다 10% 늘린 반죽과 줄인 반죽을 비교해 구웠을 때, 수분이 많은 반죽은 구울 땐 부풀었지만 식으면서 심하게 무너졌고, 수분을 줄인 반죽은 전체적으로 높이는 낮았지만 모양은 더 안정적으로 유지되었습니다. 또한 오일 대신 버터를 사용한 경우, 식은 후에 더 단단하게 굳는 경향이 있었고, 오일 사용 시에는 촉촉하지만 부드럽게 꺼지는 결과가 자주 발생했습니다. 반죽 안의 지방 형태나 수분 함량은 단순한 식감뿐 아니라 식힘 후 형태 유지에도 영향을 주는 중요한 요소입니다.
팬을 너무 가득 채우면 꺼질 확률이 높아집니다
머핀 팬에 반죽을 어느 정도까지 채우는지가 부풀기와 무너짐에 모두 영향을 줍니다. 일반적으로 팬 용량의 70~80% 정도까지 채우는 것이 가장 안정적인데, 그 이상을 채우면 오븐 안에서 반죽이 솟아오르며 윗면이 넓게 퍼지고, 구조적으로 무너질 가능성이 커집니다.
‘베이킹 인포랩’ 실험에서는 같은 반죽을 각각 60%, 80%, 100% 채운 팬에 나눠 구웠고, 가장 형태가 안정적인 결과는 80% 채운 반죽에서 나왔습니다. 100% 채운 반죽은 오븐 안에서는 훨씬 높이 올라갔지만 식으면서 윗면이 무너지며 옆으로 퍼졌고, 중심도 덜 익은 경우가 많았습니다. 머핀은 반죽이 부풀며 중심을 지탱할 공간이 필요하므로, 팬을 너무 가득 채우면 중력을 이기지 못하고 무너지는 경우가 잦습니다. 예쁘게 부풀게 하려다 오히려 결과를 망치는 셈이죠. 팬의 채움 정도는 단순한 높이 조절이 아니라, 전체 구조를 좌우하는 요소입니다.
식힘 위치와 팬 재질도 머핀의 최종 형태를 결정합니다
오븐에서 꺼낸 직후의 머핀은 열에 의해 내부 구조가 유연한 상태입니다. 이때 식힘을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형태가 유지될 수도 있고, 무너질 수도 있습니다. 열기가 많은 팬에서 그대로 식히면 잔열로 인해 반죽이 천천히 수축하고, 식힘망 없이 평평한 접시에 식히면 아래쪽이 눅눅해지면서 머핀 전체가 꺼질 수 있습니다.
철제 팬에 구운 머핀과 실리콘 팬, 유리 팬에 구운 머핀을 비교해 보았는데, 철제 팬은 열 전달이 빠르고 구운 후 식힘도 빠르게 되어 모양 유지에 유리했습니다. 반면 실리콘 팬은 열 보존성이 높아 머핀이 늦게 식으며 중심이 무르거나 꺼지는 결과가 나타났고, 유리 팬은 바닥면이 쉽게 눅눅해지는 경향이 있었습니다. 팬을 식힘망 위에 올려 열기를 빠르게 빼주는 것만으로도 꺼짐을 줄일 수 있고, 팬에서 머핀을 너무 일찍 빼면 내부 구조가 완전히 굳지 않아 무너지는 경우도 있으니 반드시 식힘시간을 충분히 확보해야 합니다.
머핀은 ‘굽기’보다 ‘식힘’에서 실패가 결정되는 품목입니다
많은 분들이 머핀을 구울 때 오븐 안에서 예쁘게 부풀었는지만 보고 성공 여부를 판단하곤 합니다. 하지만 머핀은 오히려 굽는 시간보다도, 구운 후 식히는 과정에서 완성도가 결정되는 품목입니다. 윗면이 단단하게 굳지 않았거나, 내부가 충분히 익지 않은 상태로 식히면 겉면이 부풀어도 안쪽 구조가 무너져 결과적으로 찌그러진 머핀이 됩니다. 또 반죽 자체의 수분, 지방, 밀도, 팬의 채움 정도, 식힘 방식까지 모든 요소가 윗면의 갈라짐과 꺼짐에 영향을 주기 때문에, 하나하나 조절해보며 자신에게 맞는 흐름을 찾아야 합니다.
‘베이킹 인포랩’이 강조하는 건 단순한 팁이 아니라, 전체 흐름의 연결입니다. 오븐에서 꺼내는 순간이 끝이 아니라, 그 이후 식힘과 보관까지가 머핀 구조의 완성입니다. 부풀기만 바라보지 말고, 그 부풀기가 끝까지 유지될 수 있는 흐름을 설계해 나가는 것이 진짜 베이킹의 핵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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