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킹 인포랩

쿠키가 눅눅해지는 원인, 구움 결과로 비교해봤습니다

pokhari 2025. 6. 27. 19:43

이 글은 ‘베이킹 인포랩’ 시리즈 아홉 번째 편입니다.
이번 글에서는 많은 홈베이커들이 한 번쯤 겪어봤을 고민, 바로 “쿠키가 바삭하지 않고 흐물거린다”는 문제에 대해 다뤄보겠습니다. 레시피대로 만들었는데도 쿠키가 눅눅하거나 흐물흐물해지고, 시간이 지나면 바삭함은 사라지고 기름만 남는 경우도 많죠.

이런 문제가 왜 발생하는지, 단순한 오븐 문제일까요? 아니면 반죽 안에 숨어 있는 원인일까요?

베이킹은 눈에 보이지 않는 작고 복잡한 과정들이 쌓여 최종 결과물에 영향을 줍니다. 특히 쿠키처럼 구조가 얇고 빠르게 구워지는 제품일수록 작은 변수 하나하나가 크게 작용하곤 하죠. 이번 글에서는 쿠키가 바삭하지 않고 흐물거리는 원인을 실험을 통해 분석하고, 해결 방법까지 함께 소개해드립니다.

 

바삭한 쿠키를 만드는 건 재료보다 ‘반죽의 구조’입니다

쿠키는 재료만 같다고 해서 항상 같은 결과가 나오지 않습니다. 심지어 같은 레시피를 따라도 어떤 날은 바삭하고, 어떤 날은 눅눅한 결과가 나오곤 하죠. 그 이유는 재료의 조합뿐 아니라, 반죽 내에서 재료가 어떤 식으로 작용하느냐에 따라 조직이 완전히 달라지기 때문입니다. 설탕의 종류나 버터의 상태, 계란의 온도, 밀가루와의 혼합 방식 등이 모두 구조에 영향을 줍니다.

예를 들어 버터가 너무 녹아 있는 상태로 반죽에 들어가면, 구워지는 동안 반죽이 구조를 유지하지 못하고 퍼지며 기름이 배어나오게 됩니다. 이때 쿠키는 바삭함이 아니라 기름지고 흐물흐물한 식감을 갖게 되죠. 또 설탕을 흑설탕 위주로 사용하면 수분을 머금는 특성 때문에 바삭함보다는 촉촉함이 강조되며, 이 또한 눅눅한 쿠키의 원인이 될 수 있습니다. 결국 바삭한 쿠키를 위해서는 반죽 단계부터 재료의 상태, 배합 비율, 혼합 순서가 모두 정돈되어야 합니다.

 

바삭한 쿠키

 

동일한 재료, 다른 반죽으로 쿠키를 구워봤습니다

이번 실험에서는 동일한 재료와 비율을 사용하면서, 단지 버터의 상태와 설탕 종류, 숙성 여부만 달리한 세 가지 반죽을 구워보았습니다. 첫 번째는 실온 버터와 백설탕 위주 조합, 두 번째는 완전히 녹인 버터와 흑설탕 혼합, 세 번째는 첫 번째 반죽을 냉장 숙성한 상태로 바로 구운 경우였습니다.

그 결과, 실온 버터+백설탕 조합은 모양이 안정적이고 바삭한 식감을 가졌으며, 중심부까지 고르게 익었습니다. 반면 녹인 버터+흑설탕 조합은 구울 때 과하게 퍼졌고, 중심부가 흐물거리고 눅눅한 결과를 보였습니다. 표면도 매끄럽지 않았고 식감은 무거웠습니다. 냉장 숙성한 반죽은 퍼짐이 적고 모양이 또렷했으며, 가장 바삭한 결과를 보였습니다.

이 실험을 통해 확인할 수 있었던 건, 쿠키의 바삭함은 오븐 온도나 시간보다도 반죽의 상태에서 더 크게 결정된다는 사실이었습니다. 같은 재료라도 온도와 섞는 방식, 숙성 여부에 따라 완전히 다른 쿠키가 만들어질 수 있습니다.

 

흐물거리는 쿠키의 진짜 원인은 오븐이 아니라 반죽의 수분과 지방입니다

흔히 쿠키가 흐물거릴 때 “오븐 온도가 낮았나?”, “조금 덜 구웠나?”라고 생각하기 쉽지만, 실제 원인은 반죽 자체의 수분 함량과 지방 분포일 가능성이 훨씬 큽니다. 버터가 완전히 녹은 상태로 반죽에 들어가면 반죽은 혼합 과정에서 기포나 공기층이 거의 생기지 않게 되고, 그 결과 구조가 느슨해져 구워질 때 쿠키가 쉽게 퍼지며 바삭한 결을 만들지 못하게 됩니다.

또한 설탕이 충분히 녹지 않았거나, 반죽에 수분이 너무 많을 경우 쿠키는 굽는 도중 수분이 빠지지 못하고 내부에 남게 됩니다. 그 상태로 식게 되면 쿠키는 눅눅하고 흐물거리며, 시간이 지나면서 더 심하게 무너질 수 있습니다. 반죽의 수분과 지방은 단순히 비율 문제만이 아니라, 언제 어떤 상태로 섞였는가도 중요한 포인트입니다.

 

실전에서 적용 가능한 간단한 해결책들

쿠키 반죽에서 바삭함을 얻기 위해 가장 먼저 고려해야 할 것은 버터의 상태입니다. 실온 상태에서 크림화한 버터를 사용하는 것이 가장 안정적이며, 이때 공기를 충분히 포함시켜야 바삭한 구조를 만들 수 있습니다. 또한 백설탕의 비중을 높이면 수분 흡수가 적어져 더 바삭한 결과가 나오기 쉽고, 반죽은 반드시 냉장 숙성 후 굽는 것이 퍼짐을 줄이고 내부 수분이 안정화되는 데 도움이 됩니다.

또한 오븐에 넣기 전 반죽이 너무 차갑거나 너무 따뜻하지 않은지 확인하는 것도 중요합니다. 차가운 반죽은 내부가 덜 익고, 따뜻한 반죽은 과하게 퍼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한편, 밀가루를 체에 쳐서 고르게 섞고, 계란을 실온에 꺼내 충분히 안정된 상태로 사용하는 것도 반죽 전체의 균형을 맞추는 데 큰 도움이 됩니다.

이런 사소한 과정들이 모여 결국 바삭한 쿠키를 만들게 되는 것이고, 반대로 어느 하나라도 놓치게 되면 흐물거리는 결과가 나오게 되는 것입니다.

 

쿠키가 말해주는 반죽의 모든 것

쿠키는 겉보기에 단순한 제과지만, 실은 가장 민감한 반죽 테스트라고 볼 수 있습니다. 반죽에 들어가는 재료, 그 순서, 섞는 방식, 숙성 시간, 오븐에 넣기 전의 상태까지 모든 것이 결과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입니다. 바삭함은 재료만으로 얻어지는 것이 아니며, 반죽의 상태가 만들어내는 복합적인 구조의 결과물입니다.

‘베이킹 인포랩’ 시리즈를 통해 매번 확인하고 있는 것처럼, 베이킹의 결과는 우연이 아니라 반복 가능한 원리로 설명할 수 있습니다. 쿠키가 바삭하지 않을 때, 오븐보다 먼저 반죽을 의심해보세요. 그 안에 해답이 숨어 있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이번 글이 쿠키를 실패 없이 바삭하게 만들고 싶었던 분들에게 작은 해결의 실마리가 되었기를 바랍니다.